가장 흔한 트랜스젠더 혐오표현 정리 - 2018년 3.8여성대회 두런두런 부스 – 작성자: 쟁뉴


>트랜스젠더는 정신병이다. 생물학적 성별만이 진짜 성별이다

>>생물학적 성별이 뭘까요? 염색체는 검사해보기전에 모르고, XY여도 질이 있기도 하고, XX여도 페니스가 있기도 하며, 그 둘 외의 여러 염색체 구조가 있습니다. 결국 학자들의 편의를 위한 시스템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호르몬의 경우에도, 분비량의 개인차는 연령별로 극도로 차이나며, 에스트로겐이 '정상치만큼' 흐르지 않는 여성은 소아, 노년층에 많습니다. 호르몬에 성별이 있다면 약국에서 성별을 파는 것일가요? 생식기가 중요할까요? 생식기 위주의 논리로 삽입 가능한, Fuckable한 존재는 여성으로 분류되어 온 역사는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을 답습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트랜스젠더가 정신병이면 뭐 어떤가요? 질병이 잘못되었습니까? 질병 혐오를 이상한 곳에 붙이지 말아주세요.



>트랜스젠더는 여성 경험이 부족하다

>>우선 트랜스남성의 경우를 보죠. 어떤 점에서 여성경험이 부족한가요? 인생의 어느 시점까지, 혹은 트랜지션을 결심하지 못한 현재의 순간까지도 그는 '여성경험'을 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트랜스 여성의 경우, 여성인데 여성경험이 없을까요? 

그리고 여성경험이 부족하면 여성이 아닌가요? 갓난아기는 여성이 아니겠군요. 초경을 해야 '여성이 되는' 걸까요? 

아니 그것보다, 여성 경험이 뭔가요? 여성은 모두 다 같은 경험을 하나요? 모두 임신, 출산, 생리 등의 과정을 겪고, 균일한 수준의 성차별과 성적 폭행을 겪나요? 여성경험이라는 말로 여성의 삶을 일원화하고, 그것으로 자격을 부여하는 행위는 여성혐오가 아닐까요?


>남성경험이 있으면 여성이 아니다

>>남성 호모소셜에서 여성혐오를 습득하고 '남성적'삶의 양식을 가진 여성은 여성이 아니게 될까요? 그런 '명예 남성'으로 살아남은 여성들의 성공담들은 수두룩한데, 그들은 다 여성이 아니라고 할 것인가요? 다수의 트랜스여성은 '남성시절'이라는게 없습니다. 트랜스젠더들의 자기고백은 어릴때부터 '법적으로 나와 다른 성별의 사람들과 놀았다'로 시작하곤 합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성별과 어른들이 생각하는 성별간의 마찰로 점철된 어린시절을, 호모소셜에서 육성된 남성과 정확히 같은 경험을 했을 것이라 가정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뿐만 아니라, 여성경험이라는 어휘가 허상이듯 남성경험이라는 어휘도 있을 수 없구요.


>겉보기에, 내가 봤을때에 남성인 사람이 여성의 이름을 가지는 것에 반대한다. 여전히 나는 너에게 위협을 느끼기 때문이다. 니가 여성이라고 해서 여성이 아니야.

>>남성적 기호에 위협을 느끼는 행위와 남성으로 패싱되는 사람이 여성의 이름을 가지는 것은 모순된 개념이 아닙니다. 남성적 기호는 비퀴어 여성들도 가지고, 그에 따른 위협을 느끼는 것 역시 가능합니다. 또한 내가 내 젠더로 호명되는데 당신의 인정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성기를 바꾼다고 여자가 되지 않는다

>>바로 그겁니다. 생식기에, 생물학적 대상에 성별이 담겨있는 것이 아닙니다. 생식기를 제거했어도, 붙였어도, 만들었어도, 어쨌어도 그것은 어떤 성별의 사람을 다른 성별로 바꿔주지 않습니다. 그 사람이 그 성별인 가장 큰 요인은 그 자신의 정체화일 뿐입니다. 성기를 바꾸기 전부터, 바꿀 마음이 없어도, 그 사람이 여성이라 정체화했다면 여성입니다.


>트랜스젠더의 생식기는 냄새나는 구멍일 뿐이다 

>>생식기능이 없는 모든 '자연적 질'도 냄새나는 구멍 취급할 것인가요? 그리고 그러면 어떤가요? 우리의 항문도 냄새나는 구멍입니다. 그게 뭐 잘못되었나요? 질이 가짜고 흉내낸 것이면 어떤가요? 가발과 속눈썹과 보정물, 옷, 화장, 성형도 욕할것인가요?


>트랜스젠더는 여성성을 강화한다

>>트랜스젠더에 여성만 있는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트랜스젠더는 사회가 강요한 여성성을 따라가지 않았을 때에 겪게되는 혐오는 엄청난 것입니다. 어중간하다면 더욱 큰 혐오를 겪습니다. 게다가 시스 여성이 남성성을 추구하여 남성으로 오인받아도 자신의 신분을 증명할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트랜스 혐오적인 사회에서 트랜스 여성에게는 자신의 신분을 증명할 방법은 턱도 없이 부족합니다. 결국 자신의 여성됨을 인정받을 유일한 수단이 여성성의 재현입니다.

그래서, 트랜스여성은 여성성을 철저히 수행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한줌도 안되는 트랜스여성이 여성성을 강화시키긴 하나요? 트랜스젠더가 길거리에 널려있나요? 여성성을 수행중인 트랜스젠더를 길에서 보게 된다면 여성성을 강화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게 아니라 여성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 뿐일 것입니다. 아니면 '아 트랜스젠더이고 여성성을 수행하는구나'라고 생각을 하겠죠. 트랜스젠더가 치마를 입는다고 해서 여성성이 강화될까요? 


>치마가 입고싶어서 여성인 것이 말이 되냐.

>>네. 자신과 동성인 사람들이 모두들 쉽게쉽게 자연스럽게 하는 행위가 자신에게는 허용되지 않는 것은 굉장한 소외감을 불러 일으킵니다. 치마가 핵심이 아닙니다. '동성인 사람들의 행위가 자신에게 허용되지 않는 것'이 문제죠.

여자만 챙기기도 바쁘다.챙긴다는 말은 굉장히 시혜적이고 운동 주체를 아집단으로만 한정하는 것입니다. 페미니즘을 당신만 실천하나요? 자신 외에는 페미니즘을 제대로 실천하지 않고 있다는 믿음은 어디서 왔을까요? 그런 태도가 페미니즘의 역사를 끊어버리고 발전을 막습니다.


>트랜스젠더는 필요없고 남성이 여성성을 취하는 것이 허용되는 사회여야 한다.

>>트랜스젠더퀴어의 궁극적 목표가 바로 그겁니다. 트랜스여성이 꾸역꾸역 여성성을 추구하지 않아도, 살고싶은대로 살기만 해도, 여성임을 그런 방식으로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 트랜스젠더니 시스젠더니 하는 이름이 필요없는 사회.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일 겁니다. "그렇게 노력 해봐야 트랜스여성이라 주장하는 자들은 남성일 뿐이고, 그들의 행위는 남성의 행위로 해석되어야 한다." 왜일까요? 그렇게 특정 집단의 성별을 남성으로 못박아야 할 이유는?

법적 성별에 따라 목욕탕, 화장실에 다녀야한다어딜 봐도 여성으로 보이는 트랜스여성은 남자화장실에 간다 칩시다. 어딜 봐도 남성으로 보이는 트랜스남성은 여탕과 여자화장실에 가는 것에 적극적으로 동의하시나요? 


>자신이 여성이라고 생각해서 자지달고 여탕에 가는게 말이 되냐

>>가면 들어갈수 있을까요? 비수술자의 경우 들어가는 순간 엄청난 비난과 비명을 마주하고 쫒겨나겠죠? 그것을 알기에 어느 "자지달린"사람도 여탕에 가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정체화를 한다고 뭐가 바뀌진 않습니다. 그래서 그 기나긴 트랜지션을 거치는거고 혐오를 견디고 시스젠더의 양식을 체화 하기도 하죠. 트랜스젠더들은 자신의 정체화와 패싱 사이에서, 성별 전용 공간 중 어떤 공간에 들어갈지 무수히 고민합니다. 그 공간에서 내가 줄 수 있는 위협, 내가 받을 위협 사이에서 끊임없이 저울질하다가, 밖에서는 화장실조차 잘 가지 못하기도 합니다. 이런 고민을 종식시키고자 필요한 것이 성별무관 공간이구요!

그리고 자신이 남성이라고 생각하지만 법적으로 여성이고 보지달고 태어났다고 해서 지금은 자지가 있는 사람도 여탕에 가라는 것일까요?


>트랜스여성은 남성권력을 휘두를 수 있고, 그에 대한 자정은없다.

>>'남성권력을 사용하는 트랜스젠더'가 존재하는것은 트랜스젠더 전체를 혐오하고 범죄집단처럼 몰아갈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여성도 성범죄를 저지르고, 살인도 저지르지만 그렇다고 여성 전체를 싸잡아서 어떻게 하거나, 여성에게 피해당한 서사가 있는 사람의 호소를 보고 '아 너는 여성혐오 인정'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구조화되지 않은 범죄사실을 근거로 한 집단을 범죄집단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소수자를 억압하는 대표적인 방식입니다. 정신질환자의 범죄가 특히 그러한데,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이 비 질환자에 비해 낮음에도 불구하고 범죄집단으로 낙인이 찍혀있는 것과 현재 트랜스여성에게 찍힌 어떤 낙인을 비교해보기 바랍니다. 또한 모든 트랜스젠더가 범죄와 거리가 멀고 남성권력 남용과 거리가 멀지 않음. 이것은 정말 소수자에게 도덕적 잣대 과잉강요하는 행위입니다.

트랜스젠더는 '트랜스젠더 내부의 비판'이 어디 나올 수 있을 정도로 가시화되거나 어디 모여있거나 뭉쳐있는 세력이 아닙니다. (여성도 마찬가지로, 어디 모여서 여성 전체의 행위를 다같이 자정하지 않죠.) 설령 '자정'하는 트랜스젠더들이 산더미처럼 있었어도 그것이 분절화되어 따로따로 놀수밖에 없고, 더군다나 저런 일이 빈번하거나 체계적으로 있는 일이 아니기에, '공론화 안된 사건을' '공통된 공간이 없는 집단이' 입장표명/비당사자들이 확연히 알 수 있게 자정을 공표 하는것은 불가능합니다. 


>트랜스젠더가 여성혐오를 한다.

>>당연히 트랜스젠더도 여성혐오적 언행을 저지르기도 합니다. 트랜스혐오도 합니다. 시스여성도 여성혐오를 합니다. 서프라이즈! '너네는 자궁도 보지도 없는 xy니까 어쩌구'하는 것이 '트랜스젠더의 여성혐오'를 적절하게 지적하고 비판하는 방식일까요? 군대 vs 출산처럼, 관련 없는것들을 대립구도로 가져온 것은 아닐까요?


>트랜스젠더도 고려하는 것은 도덕적 잣대를 과도하게 들이대는 것이다

>>도덕적 잣대를 과도하게 들이대는 것은 "장애인이니까 착할꺼야" "여성이니까 착할꺼야"같은 편견에 대고 하는 말입니다. 트랜스젠더를 적극적으로 공격하지 말라는 행위가 도덕적 잣대는 아닙니다.

트랜스젠더가 여성이라고 주장하면서 성추행을 일삼는다/남성으로 패싱되는 비수술 트랜스 레즈비언이 자신을 레즈비언이라 주장하며 연애를 요구한다여성이라는 선언은 여성의 몸을 만져도 된다는 선언과 전혀 다릅니다. 동성간 스킨쉽에 섹슈얼한 의미를 전혀 둘 생각을 못하는 호모포빅한 기조와 남의 젠더 선언을 섞지 마세요. 여성이라고 주장하는것과 성추행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또한 정체성과 지향성이 맞으면 무조건 연애를 할 수 있다는 전제도 터무니없고요. 비퀴어 관계에서 "나는 비퀴어니까 사귀어달라 안그러면 넌 비퀴어 차별하는거다"라는 말이 오가나요? 자신의 정체성을 근거로 타인에게 연애, 스킨쉽을 강요하는 행위는 폭력입니다. 

남성이 트랜스젠더/무성애자인 척 하고 접근하여 추행을 저지른다면 잘못한게 행위를 한 남성인가요, 그가 쓴 탈인 트랜스젠더/무성애자라는 정체성인가요? 남성이 여장하고 범죄를 저지르면 여성탓일까요? 


>자신이 무언가라고 정체화한다고 해서 그것이 되는 것이 말이 되는가? 그렇다면 나는 트랜스 멍멍이이다!

>>사회에서 주어진 성역할이라는 것이 있고, 이것을 생식기나 염색체 등을 거론하며 얼토당토 않은 기준으로 부여하는 행위의 무효성을 주장하고 있는데, 거기에 젠더를 사물/비인간동물까지 확장해서 얻을 것이 있을까요? 사회에서 멍멍이에게 주어진 젠더롤이 있습니까? 스파게티에게 주어진 젠더 롤이 있습니까? 특정 직업, 학위 등을 젠더로 지칭할 수 있습니까? 

당신은 왜 여성입니까? 남성중심의 의료, 군사, 정치 시스템으로 구성된 사회가 그렇게 하라고 해서? 이유가 그것 뿐이라면, 남성들의 규칙에 과도하게 순응하고 있는 것입니다.


>나는 남성을 "그녀"라고 부르지 않을 것이다. 본인은 이 남성우월주의 사회에서 32년간 고통받고 또 생존함으로써 "여성"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남성 복장도착 변태성욕자 하나가 길을 가다가 겨우 5분간 희롱을 당했다고 해서(어쩌면 즐겼을지도 모르는), 어찌 감히, 어찌 감히 그가 우리의 고통을 이해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우리 어머니들과 우리 자신의 이름을 걸고, 우리는 그를 자매라고 부르지 않아야만 한다. ― 로빈 모건, 1973년, LA 서해안 레즈비언 컨퍼런스 자리에서

>>고통을 버텨낸 존재, 추행을 당하는 존재로서의 여성만 강조하는군요. 그것이 여성의 핵심인가요? 차별당하는 존재, 고통받는존재만이 여성이 될 자격이 있다는 것은 여성을 굉장히 축소시키고 있군요. 


>모든 성전환자들은 진정한 여성의 형상을 일개 대상으로 축소시키고 그 축소된 몸을 자신들이 취함으로써 여체를 강간한다.

트랜스섹슈얼들은 여성 속에 쳐들어가는 명백한 도구를 절단하는 것만으로 자신들이 침입의도가 없는 것처럼 보이려고 한다.

재니스 레이몬드, 1979년, 《성전환 제국》

>>생식기를 바꾼다고 해서 여성 속에 잘 들어가지나요? 여성속에 들어간다는것은 뭐죠? 여성집단과 어울리며 스킨십을 하는것? "동성끼린데 뭐 어때"같은 호모포빅한 기저에 의해 타인의 몸을 만지는 것은 여성동성집단의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거기에 트랜스젠더를 어중간하게 얹지 마세요.


> "사실, 이렇게 어렵게 얻어낸 여성의 젠더 제한 완화로도 어째서 성전환 수술을 받는 남자가 여자보다 세 배 더 많은지 부분적인 설명조차 제공하지 못한다는 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다. 남자들은 비교적 성별 고정관념에 더 많이 속박되어 있고, 심지어는 그 고정관념에 목졸리기까지 한다." - 2015년, 〈무엇이 여자를 만드는가?〉, 《뉴욕 타임즈》지 기고

>>설명은 완전히 되고 있습니다. 여성에게 여성성이 더 강요되고 있고, 그로인해 여성으로 사회화 된 이들이 자신이 남성일 것이라는 선택지를 더 쉽게 버리며, 재정적/사회적 시선 문제가 더 크기에 정체화를 해도 이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성기수술 난이도가 트랜스남성의 것이 훨씬 어렵고 위험하다는 것도 큰 요인이구요. 트랜스 성비의 차이는 대부분 여성혐오에 기인한 것이며, 트랜스젠더의 문제와 여성의 문제는 이렇게 분리하기 어려운 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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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i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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